망종의 뜻과 유래, 농사와 풍속, 속담과 음식, 그리고 우리 민족의 삶에 담긴 의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24절기 중 아홉 번째 절기인 망종의 모든 것을 한 번에 확인하세요.
망종이란 무엇인가?
망종(芒種)은 우리나라 전통 24절기 중 아홉 번째 절기로, 씨 뿌리고 모내기하는 시기를 뜻합니다. 음력 5월, 양력으로는 6월 5~6일 무렵에 해당하며, 2025년에는 6월 5일이 망종입니다. ‘망(芒)’은 벼·보리·밀처럼 수염(까끄라기)이 있는 곡식을 의미하고, ‘종(種)’은 씨앗을 뜻합니다. 즉, 망종은 수염이 붙은 곡식의 종자를 거두고 뿌리기 적당한 때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망종의 유래와 역사적 의미
망종은 중국의 전통력에서 유래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이 시기가 보리를 베고 논에 모내기를 시작하는 본격적인 농번기와 맞물립니다. 고려 현종 때에는 망종을 맞아 전쟁에서 죽은 장병의 유해를 집으로 보내 제사를 지내게 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망종은 단순히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일 뿐 아니라, 민생과 국가, 그리고 조상에 대한 감사와 추모의 의미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망종에 하는 일, 농번기의 시작
망종 무렵은 농촌에서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보리를 베고, 논에 모내기를 시작합니다. 과수 작물로는 매실을 수확하고, 밭작물로는 완두콩, 난지형 마늘, 양파를 거둬들이며, 고구마·참깨 등을 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보리를 베지 않으면 논에 벼를 심지 못하므로 “보리는 망종 전에 베어라”라는 속담이 생겼습니다. 이처럼 망종은 보리를 수확하고, 벼농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망종과 관련된 세시풍속과 속담
1. 망종보기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드는 것에 따라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습니다. 음력 4월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돼 빨리 거둘 수 있고, 5월에 들면 보리 수확이 늦어져 망종 내에 보리를 거둘 수 없었습니다. 이런 풍습을 ‘망종보기’라고 불렀습니다.
2. 날씨점보기
망종날 하늘에 천둥이 치면 한 해 농사가 시원치 않고, 우박이 내리면 오히려 풍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3. “발등에 오줌 싼다”
보리 베기와 모내기가 겹쳐 일손이 가장 바쁜 시기라 “발등에 오줌 싼다”는 속담이 생겼습니다. 화장실 갈 시간도 아까울 만큼 바쁘다는 의미입니다.
4. “보리는 망종 전에 베어라”
망종이 지나면 보릿대가 바람에 쓰러지거나 밭보리가 더 이상 익지 않으므로 망종 삼일 전까지는 반드시 보리를 베야 한다는 교훈이 담긴 속담입니다.
망종에 즐기는 음식과 지역 풍습
망종에는 보리로 만든 음식을 주로 먹었습니다. 전라도에서는 ‘보리그스름’(풋보리를 불에 그을려 먹는 음식)이 있었고, 제주도에서는 보리알을 맷돌에 갈아 보릿가루로 죽을 끓여 먹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망종날 밤이슬에 맞힌 보리를 다음 날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약이 되고, 그 해 질병 없이 지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망종이 우리 민족에게 주는 의미
망종은 봄의 끝,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자 농사의 희망과 분주함이 공존하는 시기입니다. 보릿고개를 넘기고 햇보리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기쁨과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망종은 조상에 대한 제사와 추모, 그리고 민생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도 함께 지닙니다. 현충일(6월 6일)이 망종 무렵에 제정된 것도 이 절기의 역사적, 민족적 의미와 맞닿아 있습니다.
망종과 현대 농업의 변화
오늘날에는 비닐 모판과 기계화로 모내기 시기가 다소 앞당겨졌지만, 여전히 망종은 농번기의 상징적인 절기로 남아 있습니다.
망종, 농사의 희망과 분주함이 깃든 절기
망종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농사와 민생, 조상에 대한 감사와 추모, 그리고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절기입니다. 씨 뿌리고, 보리를 베고, 모를 심으며 우리 민족의 땀과 지혜, 그리고 가족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뜻깊은 날입니다. 올해 망종에는 햇보리밥 한 그릇과 함께 조상과 자연, 그리고 농부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