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鷄肋)은 “먹자니 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닭갈비”라는 뜻의 고사성어로, 쓸모는 별로 없으나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을 비유합니다. 삼국지의 유명한 일화에서 비롯된 계륵의 뜻, 유래, 실생활 속 활용까지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계륵이란? 닭갈비에서 나온 인생의 비유
‘계륵’(鷄肋)은 한자로 “닭 계(鷄)”와 “갈빗대 륵(肋)”을 씁니다. 말 그대로 닭의 갈비뼈, 즉 닭갈비를 가리킵니다. 예전에는 닭의 갈빗살이 적어서, 먹자니 살이 거의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부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계륵 같다”는 말은 쓸모는 적지만 그렇다고 버리기엔 뭔가 아까운 물건이나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쓰입니다.
삼국지에서 시작된 계륵의 유래
계륵이라는 단어의 유래는 중국의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중(漢中)이라는 땅을 놓고 위나라의 조조와 촉나라의 유비가 대치하던 때입니다. 싸움은 장기화돼 양쪽 모두 지쳐가던 시기, 어느 날 조조의 저녁 식탁에 닭곰탕이 올라왔습니다.
조조는 한참 닭갈비를 쳐다보다가 “먹어도 먹을 게 별로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자신의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암호를 정하러 온 부하에게 조조는 “오늘의 암호는 계륵이다”라고 내뱉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장수 양수는 바로 짐을 쌌습니다. 닭갈비처럼 한중 땅도 버리자니 아깝고, 지키자니 희생만 크기 때문이라고 상황을 간파한 것이죠. 다음 날 조조는 실제로 철수를 명했습니다.
계륵의 본뜻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
계륵은 단순히 쓸모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크게 이득이 없지만, 그렇다고 쉽게 버릴 수도 없어 딜레마에 빠진 상태를 말합니다. 그래서 누군가 “이거 계륵이야”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표현합니다.
- 소유하고 있기는 애매하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물건
- 어떤 선택지를 버리지도 취하지도 못하는 경우
- 딱히 이득도 없으면서 포기하기 어려운 프로젝트, 사업, 관계 등
이런 상황에서 ‘계륵’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계륵의 실생활 예시
- 집 안의 계륵: 오래된 가전제품, 큰 쓸모는 없지만 버리기엔 아까운 경우
- 일에서의 계륵: 성과는 약하지만, 갑자기 그만두자니 찜찜한 업무나 프로젝트
- 관계의 계륵: 멀리하자니 섭섭하고 같이 있자니 큰 의미 없는 인간관계
- 정치·경제의 계륵: 유지비만 많이 들고 성과는 적은 사업이나 정책
이처럼 계륵은 일상 곳곳에서 쓰입니다.
왜 닭의 갈비인가?
사실 닭갈비는 먹을 살이 많지 않아서 애초에 명칭 자체가 상징적입니다. 네 발 달린 동물과 달리, 조류의 갈비 부분은 살이 별로 없습니다. 쪽쪽 발라봐야 큰 양이 나오지 않으니, 먹자니 힘만 들고 버리자니 아깝다는 뜻이 여기서 더욱 강조됩니다.
계륵과 ‘하얀 코끼리’
계륵은 영어 관용구 ‘White Elephant’(하얀 코끼리)와 비슷한 의미로 쓰입니다. 하얀 코끼리는 유지비만 많이 들고 쓸모는 없어 “애물단지”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두 관용구 모두 버리기 아깝고 소유해도 득이 없는 것을 상징합니다.
계륵과 관련된 또 다른 의미
계륵은 때로는 몸집이 너무 말라 있거나 병약한 사람을 비유하거나, 선택이 어려운 난감한 상황 전체를 표현할 때도 씁니다. 일상 언어에서 “계륵 같은 존재” “계륵이 따로 없다” 등의 표현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계륵이 남긴 교훈
역사 속 조조의 결단처럼, 우리도 사는 동안 한 번쯤 “계륵” 같은 선택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직장, 인간관계, 물건, 사업 등 다양한 자리에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지 고민하게 될 때, ‘계륵’의 의미를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요? 선택의 순간,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더 돌아보게 해주는 단어입니다.
계륵, 쓸모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계륵은 단순히 고사성어로 끝나는 단어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마다 마주치는 보편적인 인간의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버리기엔 아깝고, 가지기도 애매한 그 무언가에 오래 머물지 말고, 때로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교훈을 전합니다.
이처럼 계륵의 진정한 뜻과 그 유래는 평범한 오늘에도 소중한 깨달음을 줍니다. 이제 계륵과 비슷한 순간이 찾아오면 망설이지 말고, 내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생각해보세요.
